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 공포가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베트남 휴양지 다낭과 냐짱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확진 판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감염 가능성이 커진 만큼 방문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 매체에 따르면, 26일 다낭에서 중국인 7명과 베트남인 3명, 체코인 1명 등 총 12명이 우한 폐렴과 연관된 고열 증상을 보여 현지 병원에 격리 입원돼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 냐짱에선 같은 날 중국인 4명과 베트남인 4명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격리 조치됐다. 다만 이들 중 아직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없으며, 베트남 보건당국은 당사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두 지역은 최근 한국인들에게 각광 받는 휴양지로 특히 연말ㆍ연시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실제 해외여행 가이드앱 트리플이 지난달 셋째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3주 동안 등록된 여행 일정 데이터 7만건을 토대로 여행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다낭은 전체 도시 중 방문지 1위였으며 냐짱은 8위에 올랐다. 다낭 주재 코트라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한국인 관광객들의 이상 징후나 감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며 “29일까지 베트남이 구정(뗏) 연휴 기간이라 정확한 집계는 주말이나 돼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염 의심 소식 만으로도 도시 혼란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전날 다낭 손트라구 트란훙다오 거리에 위치한 한 호텔은 두 달 전 예약된 중국인 손님들의 입실을 거부하고 환불을 강행하기도 했다. 베트남 당국은 일단 체크인은 수용하라고 설득했으나, 호텔 측은 감염자 발생 시 사업장 봉쇄 우려를 이유로 권고를 거부했다. 여기에 베트남 측이 30일까지 중국발 항공편 93편의 다낭 입국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져 현지 숙박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이날 유명 휴양지의 바이러스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추가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응우옌쑤언푹 부총리는 “경제적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를 예방하고 퇴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운영위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고 중국 내 베트남 초청 근로자 수도 재검토하도록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베트남은 63건의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들 중 중국인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