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생산라인을 이전한다.

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 징(Zing)등에 따르면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한국 기업들 대부분이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고 있다며, '포스트 차이나' 국가로서 베트남이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매체들은 한국 정부가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높은 인건비로 인해 남아 있던 공장들마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옮기는 추세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실제 한국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중국 이외 국가로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에 올초부터 한국 정부는 정보통신 및 서비스 업체들이 국내로 생산기지를 복귀시키도록, 유턴 기업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던 대부분의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으로 생산 라인을 이전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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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들은 한국산업통상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에서 생산 활동을 영위하던 수천개의 한국 기업 가운데 국내로 생산 라인을 이전한 기업은 80개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거나 앞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연합회 배호영 연구원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인건비 상승 등 생산 활동에 필요한 한국 시장의 장벽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호영 연구원이 지난 6월 조사한 결과,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 10개 중 7개는 자국으로 생산 라인을 이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임금 인상, 근로 시간 단축, 채용 규제 강화 등 생산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생산직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3405달러로, 2018년 베트남 생산직 근로자 임금의 13배, 2016년 중국 생산직 근로자의 4배가 높았다.

Loyola Marymount 대학교 경제학과 손성원 교수는 “수출 물품을 생산하기에 한국은 여전히 비용이 높은 국가”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생산 라인을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16년 2만3492개까지 늘어났다. 이 숫자는 2018년부터 연 평균 500개씩 감소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중국의 노트북 생산 라인을 폐쇄하는 동시에 베트남과 인도에서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확장했다.

현대자동차도 중국 베이징에서의 생산은 중단하고 베트남에서는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대기업들과 관련 있는 중소기업들도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 자산 청산에 참여했던 삼일 PWC(Samil PricewaterhouseCoopers)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 진출한 국가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