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수돗물 대란'...강에 폐유 무단 투기돼

불법 오염물질 방류로 인해 베트남 하노이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했다.


지난 10일부터 베트남 하노이 남서부 지역 수돗물에서 심각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8일 호아빈성 정수장 주변에서 트럭이 폐유를 강에 불법 투기하는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아빈성 경찰은 문제의 트럭을 추적하면서 관련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민 8만명가량이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노이 남서쪽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송다 상수도 주식회사'(이하 송다)의 응우옌 반 똔 사장은 지난 14일 "지난 9일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수로에서 폐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악취의 직접적인 원인은 불법 투기된 물질에 들어 있는 스티렌으로 밝혀졌다.
하노이시는 수질 검사 결과 스티렌이 정상보다 높게는 3.6배까지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폐유가 버려진 다강은 하노이 호앙마이와 타잉쑤언·꺼우저이·하동·남뜨리엠 등 넓은 지역 상수원으로 이용돼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똔 사장은 "인부 50명을 고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수질 검사를 한 결과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작업에 참여한 인부는 "물이 심각하게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0일부터 한국 교민이 밀집해 있는 남뜨리엠군과 타인쑤언, 꺼우저이, 하동, 호앙마이 등지의 주민 수십만명으로부터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응우옌 득 쭝 하노이시장도 지난 15일 "송다의 상수원이 오염됐다"면서 "초기 조사 결과 (독성 화학물질인) 스티렌 농도가 평소의 1.3∼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노이시 당국은 이에 따라 송다가 생산해서 공급하는 수돗물을 세탁이나 샤워용으로는 사용해도 되지만,
마시거나 요리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대상 지역은 남뜨리엠군 등 하노이 남서쪽 지역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생수 사재기가 시작돼 하노이 시내 대다수 마트에서 생수가 동나는 등 식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당국 조사 결과 하노이시 북서쪽에 있는 호아빈성의 한 마을에서 지난 8일 2.5t 트럭이 폐유를 개울에 몰래 버리는 장면이 목격됐다.


하노이시는 "수돗물을 음용해선 안 되지만 설거지나 샤워는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은 악취가 심해 사실상 수돗물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방류 이후 시민들이 현재 1주일 넘게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불편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시에서는 탱크로리를 이용해 수돗물을 무료 제공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 시민들은 자비로 식수를 구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