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 벌어진 사건을 책으로 새삼 과감히 독자에게 선보였을 땐

분명 그만한 확신이 있었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의에 대해 더 확실한 교훈을 줘보고자 하는 신념이나

책으로써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자신감일거란.

 

제가 볼 때 이 책은, 이 2가지 모두를 지혜롭게 품은 작품입니다.

좀더 정확히 평가해 본자면, 교훈과 재미만을 놓고봤을 때

재미쪽에 좀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책입니다.

어느 한쪽이 못하단 뜻의 점수가 아니라

우월한 것중에 어느 것이 더 뛰어나냐는,

즉 99점이냐 100점이냐의 구분이 되겠습니다.

작품 자체도 좋고 번역도 좋습니다.

엔론의 역사는 영욕의 역사였습니다.

포춘지 선정 최고의 기업이기도 했다가

영화 '보일러룸' 같은 작품등에 지저분한 모델로써

인용되기도 했던 극과 극이란게 뭔지 보여준 기업입니다.

사기란 한마디로 완벽한 설명이 어려울

큰 규모의 경제적 충격을 동반했기에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여타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기존의 회계기준을 새롭게 쓰는 계기가 됐지만

엔론의 경우는 그 개론적인 사실을 넘는 매우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책으로 읽는 내내 느껴지던 안타까움은

이런 추리소설 같기도 하고 잘써진 한편의 기사같기도 한 이 얘기가

논픽션이 아니라 픽션이었다면 좋았을거란 점이었습니다.

거대한 탁한 강물에 지위고하나 능력의 구분없이

휩쓸려 떠내려가 버린 듯한 허탈감을 주니까.

자살로 좌절을 모면한 이나 살아남아 치욕스런 삶을 살게 된 이나

모두 엔론이란 그 이름 두자가 인생 내내 발목을 잡을 거 같았습니다.

가장 화려했을 시간을 그 속에서 보냈고

앞으로는 그 추억과 아픔을 곱씹으며 살아야 할것 같으니 말입니다.

입지전적 인물이란 사람들을 보며

존경과 부러움 그리고 인생의 모델같은 감명을 받는데

이 중에도 분명 그 규모 차이는 있겠지만,

'엔론'과 같은 비슷한 길을 걷고 있을 인물이 있을거란

비관적 추측을 안해볼 수 없게 만드는 책입니다.

예전 잊혀진 이야기를 이렇게 화려한 필력으로

재밌게 그려낸 저자들이 대단합니다.

읽는 재미를 위해서 전개방식이나 도입부 등에

무척 신경을 썼을거란 상상이 듭니다.

공들여 만든 책, 잘 써진 책 이 책을

잊혀져가는 예전 사건으로 누굴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질의 독서란 걸 한번 느껴보는 계기로써 한번 사봤으면 싶습니다!



엔론은 힘쓰는 일이 많은 산업에서 머리로 사업을 운영한 기업이었고, 유능하고 총명한 인재들로 가득한 기업이었다. 엔론은 멸종할 운명을 타고난 공룡이라고 비유한 거대 에너지 기업들과는 달랐다. 결국에는 그 거대 에너지 기업이 엔론이 몰락하는 사이 번영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출판사 서평

 

9·11테러 그리고 엔론의 몰락

 

2001년, 미국을 떠받들던 ‘쌍둥이 빌딩’ 두 개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9·11테러로 뉴욕의 ‘쌍둥이 빌딩’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된 데 이어 휴스턴의 ‘쌍둥이 빌딩’ 데스스타가 몰락했다. 미국인들은 세계무역센터의 붕괴로 테러에 대한 정신적 공포에 시달렸고, 미국경제는 데스스타의 몰락으로 ‘신용과 정직’에 치명타를 입었다. 미국 에너지산업의 심장부인 휴스턴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데스스타는 엔론의 본사였다.

업계에 등장한 지 15년 만에 1,700%의 초고속 성장, 매출액 1,010억 달러, 자산 473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미국 7대 기업으로 군림하던 ‘에너지 제국’ 엔론은 어떻게 한순간에 몰락했을까? 도대체 데스스타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도서출판 서돌에서 출간한 [엔론 스캔들]은 우리가 모르고 있던 엔론의 몰락 과정과 내막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똑똑한 에너지기업에서 세계 선도 기업으로

 

엔론이 파산한 2001년, 2월에 엔론 본사 빌딩인 데스스타에는 ‘세계 선도 기업(World’s Leading Company)’이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6년 연속 ‘미국인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선정된 엔론의 초고속 성장은 미국경제가 자랑하던 규제완화의 상징이었고, 엔론이 내세운 ‘신용과 정직’은 청교도 정신으로 무장한 미국인들의 최우선 가치였다.

창업 당시, 엔론은 유능하고 총명한 인재들로 가득한 똑똑한 에너지 기업이었다. 텍사스 주의 중소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회사로 출발한 엔론은 규제완화와 민영화에 힘입어 미국 전역은 물론 남미에도 천연가스를 공급했으며, 전 세계 곳곳에 수많은 발전소를 세웠다.

에너지 기업으로 이름을 날린 엔론은 이어 인터넷 중개 사업에 뛰어들었고, 중개 수수료로 단기간에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다. 1990년대 말 때마침 불어 닥친 닷컴 열풍으로 엔론 주가가 폭발적으로 뛰면서 엔론은 모든 기업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엔론 본사인 데스스타는 에너지, 전력, 온라인을 비롯해 미국경제를 다스리는 제국으로 군림했다.

 

미국 경제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 엔론

 

그러나 엔론이 초고속 성장을 거둔 데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뛰어난 기술력이 아닌,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장부조작, 막강한 로비력, 정치권과의 유착이 큰 몫을 했다.

엔론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을 장부외 거래로 처리했고, 손실을 감추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했으며, 유령회사를 만들어 부실을 떠넘겼다. 미국 최대의 회계법인인 아더 앤더슨은 엔론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엄청난 돈을 챙겼다. 엔론의 분식회계는 엔론과 아더 앤더슨의 합작품이었다.

정부 규제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부실한 거래 내역을 감추기 위해 엔론은 미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에 재무보고서 제출 의무를 없애달라고 요청했고, 규제 강화를 부르짖던 에너지규제위원회는 순순히 받아들였다. 엔론의 로비력은 정치권과의 유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89년 이후 엔론은 정치권에 600만 달러가 넘는 정치자금을 건넸으며, 특히 워싱턴 최고위 정치인들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정치권은 엔론의 막강한 배경이었다.

 

초고속 성장에서 기업비리의 대명사로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2001년 초 닷컴 열풍이 식어가면서, 엔론의 주가 역시 내리막길을 걸었고, 엔론 내부에 숨겨져 있던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1년 2월 19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지 기자 베서니 맥린이 [엔론은 과대평가되었는가?] 라는 기사를 썼고, 이어 각 언론매체에서 엔론의 초고속 성장에 의문을 던졌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의 에너지 가격 조작 혐의, 수많은 유령회사를 통해 거짓거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엔론의 부실경영과 장부조작, 분식회계, 유착관계는 여실히 드러났다. 9·11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2001년 12월 2일, 엔론은 310억 달러의 빚을 떠안은 채 파산신청을 했다.

한때 모든 미국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초고속 성장의 신화였던 엔론은 파산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업비리의 대명사로 남아 있다. 그리고 여전히 휴스턴의 심장부에는 흉물처럼 데스스타가 우뚝 서 있다.

엔론의 파산은 엔론만의 파산으로 끝나지 않았다. 수만 명에 이르는 엔론 직원들은 퇴직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렸고, 거대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은 무너졌으며, 엔론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연이어 문을 닫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보다 엔론과 긴밀하게 유착했던 정치권은 지금까지 엔론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있다.

 

우리 안의 ‘엔론’에 대한 경고, [엔론 스캔들]

 

엔론의 비리를 처음으로 기사화한 베서니 맥린은 엔론 파산 후 피터 엘킨드와 함께 엔론의 법정 기록, 회의록, 인터뷰, 개인 이메일까지 파헤쳐, 엔론이 어떻게 세계 최대의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세계 최대의 파산으로 몰락할 수밖에 없었는지 속속들이 파헤쳤다. 그렇게 세상에 빛을 본 [엔론 스탠들]은 ‘세상에서 가장 잘난 놈들’이 벌인 오만, 탐욕, 과대망상, 잘못된 야망, 극심한 이기주의가 세계 경제사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 추악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엔론 스캔들]은 기억하기 싫은 추악한 과거가 아니라 아직도 세계 곳곳, 그리고 바로 우리 곁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기업 비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제어장치 없이 무한 확장으로 치닫는 기업경영, 모럴해저드, 분식회계를 비롯한 부정한 회계 처리, 정경유착 등은 엔론에 이어 최근 리먼브라더스, 닛코, 시티그룹, 골드만삭스에 이어지며 전 세계를 경제 불황과 금융위기에 몰아넣었다. 우리 사회 역시 각종 기업비리가 터질 때마다 무리한 사업 확장, 분식회계와 모럴해저드, 정경유착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도서출판 서돌에서 출간한 [엔론 스캔들]은 거대 기업 엔론의 몰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업 보고서인 동시에, 기업의 부패와 부정, 잘못된 감시 시스템에 대한 각성이자, 기업 경영의 윤리성과 건전성을 새롭게 조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곁에서 언제 터질지 모를 ‘제2의 엔론’에 대한 분명한 경고가 될 것이다.

 

찬사의 글

 

너무나 충격적이라 할 말을 잃었다.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탐욕의 끝은 파멸이라는 것을. ― [뉴욕 타임스]

소설을 읽는 즐거움과 전문지식을 체득하는 기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소설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라는 사실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 [워싱턴 포스트]

맥린과 엘킨드는 수백 개의 인터뷰 기사를 바탕으로 엔론 이야기를 훌륭하게 엮어냈다. 탐욕에 빠진 엔론 임원들과 엔론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했다. ― [비즈니스위크]

기업의 회계부정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고자 하는 사람은 이 책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저자들은 특유의 필체로 마법과 같은 엔론의 회계부정을 풀어나간다. 켄 레이와 제프 스킬링, 앤디 파스토우가 건설한 탐욕의 에너지 왕국으로 떠나보라. ― [USA 투데이]

풍부한 정보와 자료, 세밀한 묘사가 돋보인다. ― 워렌 버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