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사람들의 특이한 밤 문화: 국기 하강식 구경

 

하노이에서 오래 살다 보면 하노이 사람들의 평범하면서도 특이한 밤 문화에 대해 알게 된다.

그중에서 하노이 사람들의 한 밤 문화가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바로 밤에 국기 하강식을 구경하는 것이다.

 

하강식을 왜 구경하는 거지?

처음 들었을 때는 황당하기도 하고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호치민 묘에서는 매일 밤마다 국기 하강식을 진행한다. 매일 아침 6시가 되면 국기게양식을 하고 밤 9시가 되면 국기 하강식을 진행한다. 이것은 베트남 국가적인 행사로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보통 오전에 하는 국기 게양식은 구경하러 가지 않지만 밤이 되면 많은 베트남인들이 국기 하강식을 보러 호치민 묘로 간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호치민 묘 앞 큰 광장에 모여서 국기 하강식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기다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베트남의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국기 하강식은 약 15분이 걸렸다.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보고 나니 왜 하노이 사람들이 보러 가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했다.

 

국기 하강식 이후 사람들은 주변에 있는 노점상에서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다.

 

좀 전만 해도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우리가 아는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변했다.

잠시 다른 곳에 갔다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나도 그들과 같이 카페에 앉아 주변을 구경하기로 했다.

 

왠지 오래 알고 지내던 하노이의 색다른 모습을 본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