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근로자, "토요일에 더 쉴 수 있게 해달라"
베트남 근로자들이 매달 토요일에 쉬는 날을 늘리는 등 휴식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근로자들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생산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을 휴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위치한 매트리스 공장에서 마스크를 끼고 일하는 부이 반 투옥(42세)씨는 매달 24~25일 정도를 일하고, 매주 일요일은 쉬지만 토요일에 쉬는 날은 하루에 불과하다. 또한 위험한 업무환경을 고려한 보상을 포함해 매달 700~800만동(한화 약 36만~41만원)을 번다.
투옥씨는 “제가 일하는 공장은 일본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은 매일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가끔 초과근무까지 해야 한다”며 “지난 10년간 매달 토요일에 쉬는 날은 하루밖에 없었고 이제는 쉬는 날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이러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특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쉬는 날도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무실 기기 부품 등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 신즈텍의 베트남 법인 신즈텍 베트남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응웬 투이 린(25세)씨는 매달 토요일에 쉬는 날이 이틀로 투옥씨보다 상황이 더 낫지만 비슷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매달 500만동(약 25만원) 정도를 번다.
린씨는 “친구들 중 일부는 일주일 7일을 일하기 때문에 저보다 더 많은 700~800만동을 벌지만 여전히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들은 쉬는 날이 많아지면 가족이나 자녀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이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요구에 기업들은 매달 토요일에 쉬는 날을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고, 이와 같은 정책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응웬 티 투 신즈텍 베트남 인적자원부 총괄은 “직원 중 90%는 여성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요구가 커졌다”며 “이에 따라 매달 토요일에 쉬는 날을 이틀로 늘렸더니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자동화 로봇 등 최신기술을 도입한 덕분에 직원들에게 더 많은 휴식시간을 줘도 전체 생산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석면회사 니치아스 하이퐁 법인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마사스시 가와사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이 매달 토요일 하루를 쉬게 허락한 이후 일을 그만두겠다는 직원이 줄어 새로운 직원을 다시 고용하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만약 정부가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등 법을 개정하면 이에 따를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근 베트남은 주당 노동시간을 기존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을 두고 정부, 재계, 노동계가 논의를 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노동총연맹(VGLC)은 연간 공휴일을 3일 더 늘려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베트남 공휴일은 연간 10일로 캄보디아(28일), 태국과 인도네시아(16일), 브루나이(15일), 말레이시아(14일), 싱가포르(11일) 등보다 적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주당 노동시간 단축이나 공휴일을 더 늘리는 제안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정책을 펼치면 법적 노동시간이 48시간인 태국, 인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필리핀, 라오스 등과 비교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고, 베트남에 대한 기업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오 티 투 후옌 일본 상공회의소 베트남 대표는 “베트남은 노동자들이 숙련도를 갈고 닦고 열심히 일할 때만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될 것이다”며 “만약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투자자들은 베트남을 떠나 다른 국가를 찾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아시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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