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기다려 북한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해피엔딩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게 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30년 기다린 끝에 결혼한 북한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근황이 소개되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팜녹칸(69)과 이영희(70)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둘은 48년 전 처음 만났다. 1971년 23세였던 칸은 화학 기술을 배우고자 북한에 파견된 유학생 200여 명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한 비료 공장에서 이 씨를 처음 만났다.

 

 

1살 연상의 북한 여성 이영희 씨를 만나 1년 반 정도를 사귀었지만 당시 양국에서 국제결혼이 금지돼 헤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칸은 “나는 그녀와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 씨와의 첫 만남을 반추했다. 이 씨도 칸에게 빠졌다. 이씨는 “칸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처음 봤을 때 칸이 바로 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당시 북한과 베트남은 국제결혼을 금지했다. 둘은 북한인들의 눈을 피해 비밀 교제를 했다. 그러나 1973년 칸의 임무가 끝나면서 연인은 주소만 주고받은 채 헤어졌다.

 

 

만날 수 없었던 그들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애처로운 마음을 달랬다. 그런 사이 한글에 능숙한 칸은 베트남 운동팀의 통역원으로 발탁돼 북한을 드나들며 이 씨와의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만남도 외국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북한 정부의 방해로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칸은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북한 대사관은 "이 씨는 이미 결혼했다"라며 "찾지 말라"라고 했다. 칸은 1992년 베트남대표단 방 북에 통역으로 활동했으나 이 씨를 만나지 못했다.

북한 정부의 노골적인 방해로 이 씨와의 연락이 오랫동안 끊겼지만, 그로부터 10년 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2001년 베트남 정치권 대표들이 평양을 방문하는 소식을 듣고 칸은 정치권 대표들에게 편지로 자신의 사정을 알렸다.

결국 만난 지 31년 만인 지난 2002년 12월에 양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결혼에 성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현재 칸 씨는 69살, 이 씨는 70살로 베트남 하노이에 살고 있으며,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적대 행위가 끝나기를 바란다. 칸은 “결국 사랑이 사회주의를 이겼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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