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인 혐의 인도네시아인 석방… 베트남인은?

김정남 살인 혐의 인도네시아인 석방… 베트남인은?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여)는 베트남 국적인 도안 티 흐엉(31·여)과 함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다가 지난 11일 전격 석방됐다. 하지만 베트남 여성인 흐엉의 재판은 오는 14일로 연기됐다.

12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김정남 살해 공범인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의 아버지 도안 반 타인은 "인도네시아인 여성이 석방된 건 좋은 일"이라며 자신의 딸도 석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베트남 정부와 외교부에 "흐엉의 석방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트남 네티즌들은 인도네시아 여성만 풀려나 “불공평하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흐엉의 변호인은 "아이샤만 석방된 것은 불공평하다"며 "흐엉에 대한 처우도 아이샤와 똑같이 고려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온라인 매체 VN 익스프레스의 기사에는 "두 사람이 같은 혐의를 받았으면 둘 다 풀려나거나 둘 다 갇혀 있어야 공평한 것 아니냐"는 댓글도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만 풀려난 것은 다른 한 사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냐"면서 공평한 법 적용을 촉구하는 의견도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은 아이샤와 흐엉, 도주한 북한 국적자 4명이 김정남을 살해하기 위해 잘 준비된 음모에 관여했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흐엉과 아이샤는 자신들은 '몰래카메라' TV프로그램을 촬영하는 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해당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북한 용의자 4명은 암살 당일 곧바로 말레이시아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