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장 나쁜 착취자' 돌연 베트남 비판 



중국산 제품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을 거쳐 원산지를 바꾼 뒤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베트남이 중국산 제품이 관세를 피하는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가장 나쁜 착취자'라고 비판한 뒤 베트남과 무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해마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내는 베트남이 미중 무역전쟁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무역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베트남의 대미 컴퓨터·전자제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6% 급증한 18억 달러어치에 달했고, 이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같은 품목의 수출 증가율인 13%를 5배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언론은 전했다. 

 

동시에 같은 기간 베트남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컴퓨터·전자제품도 80.8%나 급증한 51억 달러어치를 기록했으며 이 역시 베트남의 전 세계로부터 수입 증가율인 19%의 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계, 장비 부문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54.4%,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9.2% 각각 급증했다고 전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 산으로 속이는 행위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농산물과 직물, 철강 등 10여 종의 중국산 제품이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조작된 사례를 적발했다.

 

그동안 글로벌 패권 경쟁과 관련해 유럽연합이나 일본 같은 주요국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베트남을 거론한 건 매우 이례적인데 중국 다음 협상 대상으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